경찰이라는 직업의 책무가 무엇인지 돌아보기를..
2009/06/03 12:28
| Tweet |
|
Imports, I hope someone checked them for lead content.
TexMetz
아주 오래전 일입니다. 20년이 좀 안되는 이야기네요.
이야기 하나.
정확히 대학 몇학년 때인지 기억은 안나는 군요.
여름농활을 갔습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농활을 가게 되면, 낮에는 농사일을 거들고 저녁에는 분반활동이라는 것을 하지요. 기억으로는 학생반, 청년반, 장년반, 부녀반으로 나누어 농활을 간 마을 주민들과 이런 저런 생각을 나누는 활동을 하였지요. 보통 1학년 중심으로는 학생반, 술잘먹고 학번 높은 사람은 청년반, 붙임성 좋은 사람은 장년반, 고학년 여학우는 부녀반 이런식으로 나누지요.
지금은 더하겠지만 그때도 농촌에는 청년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청년반 이었을때 몇 안되는 마을 청년들 중 한명은 전경 출신, 한명은 백골단 출신, 한명은 해병대 출신이 있었지요. 솔직히 처음에는 무서웠습니다. ^^;; 대화가 될까 걱정도 되었었고, 전경 출신인 형님은 시위 현장에서 맞은 화염병으로 팔에 약간의 화상자욱이 있어서 더욱 처음에 관계를 트기가 어려웠습니다.
처음의 어색한 관계속에서 그래도 술한잔 기울이면서 서로의 마음을 섞어 갔습니다. 우리가 두려웠던 만큼 또 미워했던 만큼 그리고 안타까웠던 만큼, 그분들도 역시 두려워하고 미워하고 안타까워 했슴을 이야기 하면서 알게 되었죠.
이야기 둘.
별로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저는 군생활을 1990년 12월부터 1993년 4월까지 육군 포병으로 지냈습니다. 요즘도 남아 있겠지만 그때에는 참으로 구타가 많았지요. 포병은 '포대'가 보병의 '중대' 개념입니다. 약 100여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그 인원중 구타 문제로 인해 10명이 한번에 영창을 간 적도 있으니 말입니다. 웃긴 건 5명은 구타를 해서, 5명은 맞았는데 구타를 유발(?)했다고 해서 영창을 갔죠.
포대는 전포반과 비포반으로 나눕니다. 전포반은 그야말로 포를 다루는 소대 개념이며, 비포반은 행정반, 수송반, 통신반, 사격지휘반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원래 전포반으로 배정 받았으나, 후반기 교육을 받고 와야할 사격지휘반 인원이 너무 오랜동안 오지를 않아서 단지 대학생 출신이라는 이유(삼각함수표를 보고 계산을 해야해서) 때문에 사격지휘반으로 옮겼습니다.
다른 부서(?)는 그야말로 구타가 많았는데, 희한하게도 사격지휘반은 구타가 없었습니다. 제대할 때까지 맞은적은 한번도 없고, 얼차려도 몇번 받지 않았지요.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사격지휘반은 여튼 구타가 없었습니다.
구타문제로 10명이 영창을 갔을 때는 부대 분위기가 말이 아니었습니다. 매일 구타는 안된다면서 포대장의 교육이 이어지고..
그런데 어느날 아침 점호 직후 비상이 걸리고 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일이 발생을 했습니다. 대대장에게 엄청 깨지고 온 포대장은 바로 어제 저녁에 구타는 안된다고 그렇게 열변을 토하던 그 내무반 자리에서 일직사관을 따귀를 때리고 발로 짓밟고 난리가 아니었죠. 그걸 지켜보던 병사들의 표정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경찰의 작태에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 이전부터도 경찰은 그야말로 견찰의 행동을 보여 주고 있었지만.. 검찰의 경우 일반 시민이 직접적으로 맞닥드릴 일이 그다지 많지 않지만 경찰의 경우에는 틀리죠. 현장에서 바로 부딪치며 직접적인 분노의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 주위를 직접 둘러싼 경찰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전경,의경들에게로 그 분노를 보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요구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통해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하지만 강요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처지는 기본적으로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죠.
직업으로서 경찰을 하고 있는 분들이 자신의 직업에 맞는 책무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돌아봤으면 합니다.
물론 근본 문제는 많은 경찰을 견찰로 만들어 버리는 경찰의 윗대가리들이지만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