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Stuck with the Bill
Monkey River Town
10월도 어느덧 1/3이 지나가고 있군요. 맑은 가을하늘이 청명하면서도 웬지 모를 쓸쓸함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역시 가을이라 그럴테지요.
다음주와 그 다음주 토요일에는 동아리 후배였던(?) 녀석들의 결혼식이 있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며 또 그중에는 CC(Circle Couple)도 있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분명 축하해 주어야 할 일이지만 시기가 10월인 만큼 개인적인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해마다 10월이면 행해져야 할 행사가 올해는 없기 때문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 시절 동아리 생활을 하였습니다. 대학 1학년 때 풍물패에 가입을 해서 열심히 악기도 치고 족장(동아리 회장)도 하며 대학 생활에서 큰 의미를 주었던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그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것은 동아리 내에서의 선후배, 동기와의 끊임없는 대화의 부대낌 이었지요.
재학시절에도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많은 동기부여를 제게 제공해 주었지만,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학교에 있는 후배들과의 연결 고리로서 동아리라는 것의 존재는 큰 구심이 되었습니다. 신입생 환영회, 체육대회, 공연, 농활, 창립총회, 송년회, 졸업생 환송회 등 동아리의 1년 공식 행사를 통해 학교를 다시 찾을 수 있었고 또 그 속에서 선후배, 동기들과의 진지한 대화 그리고 재학생들의 순수한 열정을 담아 올 수가 있었지요.
특히 해마다 10월에 열렸던 창립총회는 동아리 연중 행사중 가장 큰 모임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1987년 처음 설립되었던 저희 동아리는 풍물패라는 속성상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그다지 선호받지 못하는 동아리였던 것 같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갈수록 신입 동아리 회원이 줄어 들더니 작년에는 신입생을 받아들이지 못해 동아리가 공중분해 되고 말았습니다. 3~4학년 재학생이 그 소식을 전해 주었을 때는 참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 지 안타깝더군요.
해마다 10월이면 창립총회 참석을 위해 일정도 비워두고, 와이프와 딸내미 데리고 모처럼 학교도 같이 방문해서 서로 사는 이야기, 재학생들의 고민을 들으며 순수함을 다시금 채워 나가며 신명나게 장구와 꽹과리, 북을 치면서 술 한잔 걸치던 시간을 다시는 갖지 못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동아리가 유지 되었다면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해서 많은 이야기 거리를 주었을텐데 말입니다.
사회의 분위기상 비단 풍물패 뿐만 아니라 현재 대학에서 동아리는 예전처럼 인생과 가치관을 논하는 그런 무거운(?) 주제를 가진 동아리는 그 존재 가치를 점점 잃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취업준비를 위한 동아리에는 가입 테스트를 받고 들어갈 정도로 인원이 넘쳐 나고 있다지요. 동아리가 인맥의 수단으로서만 가치를 발휘하고 있구요. 돈을 벌기 위한 증권관련 동아리는 또 어떻습니까.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삶, 가슴으로 부터 뜨겁게 느끼는 열정적인 삶의 시대가 아니라, 머리속으로 계산이 앞서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팍팍한 생활입니다.
멋이 없는 삶입니다.
가치 잃은 인생입니다.
하지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머리 좋게 계산을 잘해 본다면 무엇이 진정으로 남는 것인지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 시기에 배워야 할 것은 삶에 대한 열정, 사람에 대한 애정이며 그것을 제대로 체험한 사람이 오히려 사회에 진출해서 더욱 자신의 길을 찾아 가는 것을 보곤 합니다.
신명난 삶이 그리워집니다.


주변의 동아리 사정을 들어보면 자신에게 이득이 없고 시간을 빼앗기는 것에 시도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져서 지원하는 사람이 적다고 하더군요.
대학교 내부에서도 경쟁력을 높힌다고 취업이 잘되는 분야쪽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기에 '순수' 동아리는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동아리가 아니라 제2의 전공학과가 되는 듯 합니다.
안타까울 뿐이죠..